이 글의 목적
- 데이터 분석을 통해 Action Item을 도출하는 과정과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서 작성했습니다.
- 책이나 논문과 달리 ‘딱딱 떨어지지 않는 현실’을 알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접근했는지 소개합니다.
- 총 3편으로 나눠서 다룰 예정이고, 이번 편에서는 배경을 다룹니다.
<목차>
- Intro: 분석 방법론을 활용한다는 것
- 배경: 아무도 문제라고 하지 않은 것을 문제라고 말하기
- 당연함 속에서 가진 문제의식
-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1. Intro: 분석 방법론을 활용한다는 것
나는 방법론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반복해서 겪은 구체적인 문제들을 추상화하는 과정으로 만들어진 인사이트 덩어리가 곧 방법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방법론이면 한 단어로 같은 것을 떠올릴 수 있으니 소통 관점에서 효율적이고, 문제에 접근하고 가설을 세우는 초기 단계에 빠르게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하지만 (특히 수식만)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항상 경계한다. 예컨대 'ARPU가 너무 낮아서, 유저 규모가 10% 늘어도 큰 임팩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장 안에도 많은 허점이 숨어있다. '10%의 유저가 모두 헤비한 유저들로 채워진다면? (평균의 오류 관점)', '10%가 순식간에 증가한다면? (CAC 회수 관점)' 등. 더욱이 큰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면 다각도로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방법론이 왜, 무엇을 해결하기 위해 생겨났는지 이해하면 보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적용 범위도 넓혀볼 수 있다.
본 시리즈에서 다루는 ARPU와 CLV도 사전적인 설명보다는 위와 같은 태도로 접근했으니, 특히 방법론의 쓸모를 느끼지 못했거나 의심해 보지 않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2. 배경: 아무도 문제라고 하지 않은 것을 문제라고 말하기
🏢 “시장 점유율에 비해 시장 자체는 축소되고 있고, ARPU도 높지 않다. 더 이상의 확장보다 신사업을 빨리 찾아야 한다.”
- 시장 점유율 - 도메인 특성상 시장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고, 우리는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 시장 축소 - 가늠하는 시장의 크기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축소되고 있었다.
- 낮은 ARPU - 유의미한 업사이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인당 가치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여겨졌다.'
당연함 속에서 가진 문제의식
사실 위에 쓴 문장이 어디서 내려온 지령 같은 건 아니었다. 현업에서 의사결정은 슬랙에 공지가 올라오거나, 회의에서 ‘이런 것으로 합시다’하는 것처럼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어떤 결정 사항이 명확하게 공유되었다면, 이미 사전에 많은 검토와 협업을 거쳤을 것이다. 그랬다면 우리(데이터팀)도 위와 같은 기조가 사내에 퍼지기 전에 다른 방향성을 제안했을 수 있다.
뉴스 기사를 통해서도, 내부 MAU 흐름을 봐도, 드러난 현상은 '시장의 축소'를 가리키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 우리 서비스를 쓰고 있으니 여전히 업계 1등이라는 자부심이, 밤새워 배포하면 유저들이 반응이 보이니 트래픽만 올리면 된다는 자신감이, 되려 우리는 잘하는데 시장이 문제라는 믿음을 키웠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 성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언제나 최우선 과제이고, 이직 사유이고, 회사의 미래가 걱정되는 이유였다. '의사결정'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을 뿐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물음표를 던지는 건, 반대 의견을 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 아무도 문제라고 하지 않은 것을 문제라고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 조직 내 여러 팀에 파견되어 분석을 하면서 문제 위의 문제를 찾곤 했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 전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내 일이 아니더라도 조직 관점을 생각하다 보면 이런 문제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당시에는 같이 한숨 쉬면서 일희일비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런 업다운과 도전적인 상황이 일의 동력이었던 것 같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마침 전사 데이터 거버넌스를 통합하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위 프로덕트의 리포트 발행 기회가 생겼다. (10년 넘은 서비스인데, MAU와 PV 외에는 통합해서 데이터를 뜯어본 히스토리가 없었다.)
문제를 드러낼 때는 논리적인 근거만큼이나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필요하다. 꼭 유려한 화법을 뜻하는 건 아니다.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상황과 가장 가까운 의사결정 주체, 빠른 액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도는 어떻든 자칫 '우리 전략팀 뭐해요?', '제품팀은 파악 안 하고 있었나?' 이런 뉘앙스가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큰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는 전사 타운홀 발표를 염두에 뒀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기획 단계에서 위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CLV (유저 생애 가치; LTV, CLTV) 분석을 포함하자고 팀을 설득했다. 뒤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일시적인 가치보다 관계 차원을 다루는 CLV가 딱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다. 많이 알려진 방법론을 차용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좋다는 것도 의도였다. 실제로는 우리 문제에 맞게 바꾸는 작업이 꽤 많이 들어갔다. 거의 개념 정도만 차용한 셈이었는데, 오히려 분석을 위한 분석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당시 타운홀 발표가 끝나고 전략팀 리드가 우리 데이터 리드를 붙잡고 한참 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음 편부터는 구체적인 '문제 정의 - 가설 - 검증 - 결과' 과정을 다룬다.
특히 실무자 관점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상세히 남겨보려 한다.
데이터 분석가, ARPU와 CLV 실무에서 활용하기 (2) 문제 정의 & 가설
이 글의 목적데이터 분석을 통해 Action Item을 도출하는 과정과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서 작성했습니다.책이나 논문과 달리 ‘딱딱 떨어지지 않는 현실’을 알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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